누워서 잠을 자는 동안 팔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단순히 "자세 문제"만이 아닐 수 있다. 혈액순환 장애, 목디스크, 신경포착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잘 때 팔이 저리는 주요 원인과 각 원인별 효과적인 치료법, 그리고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 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1.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팔 저림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혈액순환 문제다. 잘못된 자세로 팔이나 어깨를 압박하게 되면 혈관이 눌리면서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 팔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진다. 특히, 옆으로 누워 자면서 팔을 베고 자거나, 팔을 몸 밑에 두는 자세는 혈류를 막아 저림을 유발하기 쉽다.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해지면서 신경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혈액순환 문제는 비교적 간단한 습관 교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수면 시 베개를 너무 높게 하거나 낮게 하지 않고, 어깨와 목이 편안한 위치에 있도록 한다. 팔을 압박하는 자세를 피하고, 주기적으로 팔과 손목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준다. 양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손목을 가볍게 돌려주기 팔을 양옆으로 벌리고 손가락을 펴고 접기를 10회 반복하기 또한 자기 전 가벼운 어깨 마사지나 온찜질도 혈류 개선에 도움이 된다. 목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는 잠자는 동안 팔 저림을 유발하는 주요 질환 중 하나다.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변형되면서 목 부위 신경을 압박하면,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팔까지 퍼질 수 있다. 특히, 목디스크는 나쁜 수면 자세, 스마트폰 사용 증가, 장시간 컴퓨터 작업 등으로 인해 현대인에게 점점 흔해지고 있다. 목디스크가 원인이라면, 단순한 스트레칭이나 자세 교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경미한 경우에는 물리치료, 도수치료, 약물치료(소염제)로 증상을 관리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주사 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목을 좌우로 천천히 돌려주기 (10회) 어깨를 으쓱한 후 힘을 빼고 내리기 (10회 반복) 양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고개를 뒤로 천천히 젖히기
※ 스트레칭은 무리하지 않고, 통증이 심할 경우 즉시 중단해야 한다.
2. 신경포착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포함)
신경포착증후군이란 신경이 해부학적 통로에서 압박을 받거나 구조적으로 좁아진 공간에 끼이면서 통증, 저림, 감각 이상, 운동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압박 위치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대표적인 예가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 입니다. 이 외에도 척골신경 포착증후군(팔꿈치 내측), 정중신경 포착, 상완신경총 포착 등이 있으며, 주로 손과 팔의 저림이나 감각 저하를 동반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쪽을 지나는 정중신경(median nerve)이 수근관이라는 좁은 통로에서 압박되면서 발생합니다. 이 신경은 엄지, 검지, 중지의 감각과 손가락의 일부 움직임을 담당하는데, 압박이 심해지면 손 저림, 감각 저하, 손가락의 미세한 조작 능력 저하 등이 나타납니다. 특히 이 질환은 수면 중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는 동안 손목을 굽히는 자세를 무의식적으로 취하게 되는데, 이때 정중신경에 압력이 가해져 저림이나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새벽에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져 잠에서 깨는 경우라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척골신경 포착: 팔꿈치 내측의 ‘팔꿈치터널(주관절관)’ 부위에서 척골신경이 눌리는 것으로, 새끼손가락과 약지의 저림이나 약화 증상이 나타납니다.
- 정중신경 포착(근위부): 손목이 아닌 팔꿈치나 상완부에서 압박되는 경우로, 전완부 통증과 함께 손가락 저림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상완신경총 압박: 목에서 어깨로 이어지는 부위의 신경다발이 눌리는 경우로, 어깨, 팔 전체의 저림과 통증이 나타납니다.
- 손목 보호대 착용: 수면 중 손목이 과도하게 굽혀지지 않도록 도와주며,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입니다.
- 생활 자세 교정: 컴퓨터 사용 시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고, 장시간 반복 작업은 피해야 합니다.
- 스트레칭과 근육 이완: 경직된 부위의 혈류를 개선하고 압박을 줄이기 위해 주기적인 스트레칭이 도움이 됩니다.
손목 스트레칭: 팔을 뻗어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후, 반대 손으로 손가락을 부드럽게 몸 쪽으로 젖혀줍니다. 손목 안쪽이 당기는 느낌이 들 때까지 유지합니다. 손가락 스트레칭: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 폈다 반복하며, 손가락 주변의 혈류를 촉진하고 근육 긴장을 풀어줍니다. 하루 3~4회, 한 번에 1~2분씩 꾸준히 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로 심해진 경우에는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합니다. 신경전도검사(NCS), 근전도검사(EMG), MRI 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신경의 기능 저하와 압박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진단 결과에 따라 스테로이드 주사, 물리치료, 또는 신경 유리술이나 터널 감압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기도 합니다.
3. 근막통증증후군과 근육 긴장
팔이 저리다는 증상은 매우 흔하지만, 단순히 ‘팔을 잘못 잤나?’ 혹은 ‘컴퓨터를 오래 썼나?’ 하는 식으로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팔 저림은 단순한 자세나 일시적 압박 외에도 근육과 신경, 전신 질환의 이상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근막통증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입니다 .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과 근막(근육을 싸고 있는 결합조직)에 반복적인 긴장이나 손상이 누적되면서, 특정 부위에 트리거 포인트(압통점, 결절)가 형성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트리거 포인트는 주변 신경을 자극해 국소 통증뿐만 아니라 방사통(멀리 퍼지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목, 어깨, 등 부위에 잘 발생하며, 심한 경우 수면 중 팔이나 손까지 저린 증상이 나타납니다. 잘못된 자세, 스트레스, 근력 저하, 운동 부족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근막 이완 스트레칭: 매일 꾸준한 스트레칭은 트리거 포인트를 풀어주고 근육 긴장을 완화합니다. 마사지와 자가 도구 활용: 폼롤러, 마사지볼을 이용해 뭉친 부위를 천천히 압박하고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온찜질: 따뜻한 찜질은 혈류를 증가시켜 통증 완화와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수분 섭취: 근육 회복과 순환 개선을 위해 수분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추천 스트레칭으로는 어깨를 뒤로 천천히 크게 돌리기,(10회) 팔을 앞으로 뻗고 반대 손으로 손바닥을 아래로 눌러 팔 뒤쪽 근육 늘리기, 벽을 짚고 목과 어깨를 좌우로 천천히 늘리기, 팔 저림, 전신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말초신경이 손상되며, 손과 발 끝의 저림, 화끈거림, 감각 둔화 등이 나타납니다. 특히 밤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자가면역 반응으로 관절과 그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며, 신경까지 침범하는 경우 팔, 손, 다리 저림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치료의 핵심은 ‘원인 질환 관리’입니다. 당뇨병 환자: 혈당을 철저히 관리해야 신경 손상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미 발생한 신경병증은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염증을 억제하는 항류마티스 약물(DMARDs), 스테로이드 치료 등이 필요하며, 전문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물리치료와 스트레칭은 ‘보조적 수단’입니다. 전신질환이 원인인 경우 스트레칭과 마사지만으로는 통증과 저림이 개선되지 않으며, 오히려 무리한 자가 치료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팔 저림 증상이 반복되거나 양측으로 나타나는 경우, 특히 통증이 심하거나 감각 저하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글마무리
잠자는 동안 팔이 저리는 현상은 단순한 자세 문제일 수도 있지만, 신경 압박이나 혈액순환 장애, 심지어는 심각한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혈액순환 개선, 올바른 수면자세 유지, 목과 손목 관리 스트레칭을 통해 예방할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나의 수면 자세와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작은 스트레칭 실천으로 건강한 팔과 손목을 지키자.